기타 이야기:
나에게는 아끼는 보물(?)이 하나있다.
내가 미국에 산 햇수 만큼 오래 가지고 있는 클래식 기타이다.
중북부 시골의 작은 도시에 도착한 우린 생면 부지의 한 유학생의 도움으로
대학 근처의 모텔에서 미국 생활의 문을 열었다.
여행의 피로에서 아님 낯선 땅에서의 긴장감에서 인지...
2 - 3일을 잠자고 TV만 보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무료해져 오기 시작했다.
클래식 기타를 만지기 시작했던 때이니 기타라도 하나 있었으면 싶었다.
거긴 겨울엔 유난이도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길엔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고
난 시내에라도 나가 기타를 사오리라 작정하고 길을 나섰다. 운전도 할 줄
몰랐고 (차도 없었지만) 또 누구한테 데려다 달라 부탁할 처지도 아니었으니
그냥 걸을 수 밖에..
눈 덮인 길을 걷고 걸어 (정확히 기억은 없지만 한 30분은 걸었을려나..)
시내의 한 악기점에 들려 난 거금 백여불을 지불하고 Made in Japan의
기타를 산 것이다. 내 수중의 전 재산이 약 700 달러로 기억하니 기타
값으로 지불한 백여불은 당시의 내겐 정말 큰 돈이었다 - 지금이라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짓이지만. 다시 눈길을 터벅 터벅 걸어 모텔로 돌아와
난 나머지 한 일주일의 모텔 생활을 기타치며 노래하며 멋지게(?) 마무리
했던 것이다.
이젠 먼지를 뒤집어 쓰고 방 한쪽 구석에 쳐 밖혀 있으나 이 기타는 내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넘버 원 보물이다. 현 싯가야 뻔할 뻔자이겠지만
어찌 내가 가진 것들을 돈으로만 평가하겠는가 말이다.
위 곡중 처음 흐르는 곡은 Sor의 "Moon Light"로 당시 내가 한참
기타에 정신 팔려있을 때 서투르나마 멜로디를 짚을 수 있었던 곡이다.